여운.단상

친구를 기다리다가...

무명_무소유 2008. 8. 30. 07:53

 

2008. 08. 28. 목요일 맑음.

 

아주 오랫만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퇴근하고 종로로 나올 수 있으냐고..

초등학교 5학년 시절 단짝친구로 만나  중학교를 서로 다른 곳으로 입학하면서, 그리고 전학을 가고....

그렇게  오랜 세월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아이러브스쿨>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된 친구.

 

그 오랜 세월의 공백에도  다시 만났을 때 너무 반갑고 기쁘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으면서도  나는 퇴근 후 시간이 되고, 친구는 낮에 시간이 되고..

 

얼마 전에도 연락이 왔었는데  당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만나지 못했었다.

6시 땡!!! 칼퇴근을 하고 종로로 나오니 친구는 오고 있는 중이란다.

종각 지하 상가도를 건너는데 <반디앤루이스> 오픈 서점이 있고,  간이 무대에는 아마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아주 오랫만에 서점을 구경했다.  친구가 도착했다는 이야기에  눈에 잡히고 손에 잡히는 조그마한 책들.

(여전히 책값은 비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빵가게 재습격> 단편집이면서  한 장 한장 넘기다 보면

일상적인 일인데도  가끔은 상상만으로 했던, 깊이 숨겨두고 싶던 그런 이야기들을 자연스레 펼쳐놓는다.

이런 모습이  <무라카미 하루키>식 글이 아닌가 싶다.

 

<빵가게 재습격> 결혼한 부부가 갑자기 배고픔에 의한 공허함을 느끼며 주체를 못하다가 우연히

남자가 청년 시절에 빵가게를 털기 위해 들어간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그것을 미리 안 빵가게 주인은  남자와  친구에게 제의를  하고,  두 청년은 주인의 제의를 받아 들이고

가게 안에 있던  빵을 몽땅 얻어(??)가지고 나온다.  그리그 그 뒤의 느껴지는 개운치 않은 정체감들???.

아내는 그 이야기를 듣자 마다 다시 빵가게를 털러 가자는 제의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