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세 되신 큰이모님을 뵈러 가족들과 날을 잡았다가 엄마가 힘드셨는지 군산에 채석강에 발길을 잡아두었습니다.
멀리 기울어가는 햇살에 일렁이는 물결은 한가득 빛을 품었습니다.
기대했던 퇴적암층이 보이지 않습니다. 큰언니가 분명 다른 길이 있다기에 발길을 돌렸지요.
길을 돌아오니 격포항이 보입니다.
진흙을 밟고 올라갔던 길이 무색하리만큼 잘 닦아놓은 해변길... 채석강 퇴적암석 밑에 흐르는 물은 사뭇 다른 빛을 띕니다.
아주 잠깐 사이에 서쪽 하늘이 붉게 타들어가며 퇴적암층도 함께 물들였습니다.
그래도 아직 시린 바닷 바람에 네 딸들은 뒷걸음치는데 연로하신 엄마는 아빠를 재촉하듯 등대 앞까지 부지런히 걸어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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